서학개미가 모르는 미국 상속세 — 미국주식 6만 달러의 함정

서학개미가 양도소득세와 배당소득세는 챙겨도, 거의 신경 쓰지 않는 세금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미국 상속세(estate tax)입니다. “상속세는 한국에서 내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한국 거주자가 애플·테슬라 같은 미국 주식을 본인 명의로 보유한 채 사망하면, 미국이 그 주식에 상속세를 매깁니다. 그것도 면세 한도가 단 6만 달러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의 투자 정보 글이 다루지 않는 영역이지만, 미국 주식 보유액이 커질수록 결코 가볍지 않은 문제입니다. 이 글은 미국 상속세가 비거주 외국인에게 어떻게 적용되는지, 왜 해외 증권사에 둔 미국 주식까지 대상이 되는지, 그리고 한미 이중과세 문제는 무엇인지 IRS 공식 자료를 토대로 정리합니다.

미국 상속세는 “비거주 외국인”에게도 적용된다

미국 상속세는 두 갈래로 나뉩니다.

  • 미국 시민·거주자: 전 세계 자산에 대해 상속세. 단 면세 한도가 매우 높습니다(수백만~수천만 달러 수준).
  • 비거주 외국인(NRNC, nonresident not a citizen): 미국 내 소재 자산에 대해서만 상속세. 그러나 면세 한도가 단 6만 달러($60,000).

한국에 살면서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일반적인 서학개미는 두 번째, 비거주 외국인에 해당합니다. IRS는 비거주 외국인 사망 시 미국 소재 자산의 사망 시점 공정가치가 $60,000를 초과하면 상속세 신고서(Form 706-NA)를 제출해야 한다고 명시합니다. 신고 기한은 사망일로부터 9개월 이내입니다.

세율도 가볍지 않습니다. 미국 상속세는 누진 구조로, 과세 구간이 올라가면 최고 40%까지 적용됩니다. 면세 한도 6만 달러를 넘어선 자산이 과세 대상이 됩니다.

6만 달러 — 면세 한도의 충격

가장 먼저 체감되는 부분이 면세 한도입니다. 미국 시민·거주자에게 적용되는 면세 한도는 수백만 달러를 가뿐히 넘습니다. 그런데 비거주 외국인에게 주어지는 면세 한도는 단 $60,000입니다. 환율을 1,400원으로만 잡아도 약 8,400만 원 수준입니다.

미국 주식에 어느 정도 투자한 서학개미라면 이 금액을 넘기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즉 미국 주식 평가액이 6만 달러를 넘는 상태에서 보유자가 사망하면, 초과분이 미국 상속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같은 자산이라도 보유자가 미국 거주자였다면 면세였을 금액이, 비거주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과세되는 구조입니다.

미국 주식은 “미국 소재 자산” — 해외 증권사에 둬도 마찬가지

여기서 많은 투자자가 오해합니다. “한국 증권사 계좌에 들어 있는 주식인데 왜 미국 자산이냐”는 것입니다. 그러나 IRS 기준은 명확합니다.

상속세 대상이 되는 미국 소재 자산에는 미국 법률에 따라 설립된 법인의 주식이 포함된다 — “비거주자가 그 증권을 해외에 보관했거나, 명의를 타인(nominee) 앞으로 등록해 두었더라도” 마찬가지다. (IRS, Estate tax for nonresidents)

핵심은 주식을 어디에 보관하느냐가 아니라, 그 회사가 미국 법인이냐입니다. 애플·테슬라·엔비디아처럼 미국에서 설립된 기업의 주식이라면, 한국 증권사 계좌에 들어 있든 미국 증권사에 있든 미국 소재 자산으로 분류됩니다. 보관 장소나 명의 형태로는 이 과세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 IRS의 입장입니다.

참고로 자산 종류에 따라 취급이 다릅니다. 미국 법인의 주식은 미국 소재 자산이지만, 미국 은행 예금 등 일부 자산은 비거주자에게 상속세 대상에서 제외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서학개미의 핵심 자산인 미국 주식은 명백히 과세 대상입니다.

한국에도 상속세 — 게다가 조세조약이 없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한국 거주자가 사망하면 한국 상속세도 적용됩니다. 한국은 거주자의 사망 시 전 세계 자산을 상속세 과세 대상으로 보기 때문에(피상속인이 한국 거주자인 경우), 미국 주식 역시 한국 상속세 과세 재산에 포함됩니다.

즉 같은 미국 주식에 대해 미국과 한국 양쪽에서 상속세가 매겨질 수 있는 이중과세 상황이 생깁니다. 더 큰 문제는, 미국과 한국 사이에는 상속세 조세조약이 없다는 점입니다. 미국이 상속세 조약을 맺은 나라는 소수인데 한국은 거기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소득세에는 한미 조세조약(배당 15% 등)이 있지만, 상속세는 그 적용을 받지 못합니다.

다행히 완전한 이중과세를 막는 장치는 있습니다. 한국 상속세법상 외국납부세액공제입니다. 미국에 납부한 상속세를 한국 상속세에서 일정 한도까지 공제해 이중과세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조약이 아닌 국내법상 공제이므로 한도와 요건을 따져야 하며, 구체적 계산은 전문가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Transfer Certificate — 없으면 명의이전이 막힌다

세금을 떠나 실무적으로 가장 곤란한 지점이 상속 절차입니다. 비거주 외국인의 미국 자산을 상속인에게 넘기려면, IRS가 발급하는 Transfer Certificate(이전 증명서)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해당 상속에 대해 미국 상속세가 정리됐거나 부과되지 않는다”는 것을 IRS가 확인해 주는 서류입니다.

증권사·금융기관은 이 증명서가 없으면 주식 등의 명의 이전을 보류할 수 있습니다. 즉 상속세 신고·정리가 끝나야 비로소 유족이 그 미국 주식을 정상적으로 넘겨받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미국 세무 절차에 익숙하지 않은 유족이 외국에서 이 과정을 진행하는 것은 시간과 비용이 적지 않게 듭니다.

그래서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이 글의 목적은 겁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 존재 자체를 모르고 지나치는 위험을 알리는 데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거론되는 대비 방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 먼저 인지하기: 미국 주식 보유액이 6만 달러를 넘는다면 이 문제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아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 보유 규모·구조 점검: 보유액이 클수록 노출이 커지므로, 자산 규모와 명의 구조를 한 번쯤 점검할 가치가 있습니다.
  • 전문가 상담: 상속·증여 설계, 한미 양국 세무는 매우 복잡합니다. 미국·한국 세무 전문가의 검토가 사실상 필수입니다.

일부에서는 보유 구조를 바꾸거나 사전 증여 등을 거론하기도 하지만, 이런 방식은 또 다른 세금(증여세 등)과 비용을 동반하고 개인 상황에 따라 효과가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일반 투자자에게는 과도하거나 부적절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가 상담을 통해 본인 상황에 맞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한눈에 보는 미국 상속세(비거주 외국인)

구분 내용
적용 대상 비거주 외국인(한국 거주 서학개미 포함)의 미국 소재 자산
미국 주식 미국 법인 주식은 보관 장소·명의 무관하게 미국 소재 자산
면세 한도 단 $60,000(미국 시민·거주자 면세 한도와 전혀 다름)
세율 누진, 최고 40%
신고 서류 Form 706-NA, 사망일로부터 9개월 내
한국 상속세 거주자는 전 세계 자산 과세 → 이중과세 가능
한미 상속세 조약 없음. 한국 상속세법상 외국납부세액공제로 일부 완화
실무 IRS Transfer Certificate 없으면 명의이전 보류 가능

세법은 개정될 수 있으며, 위 내용은 2026년 시점의 일반적 기준입니다. 본인의 정확한 세액·신고·대비 방법은 미국·한국 세무 전문가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 한국 증권사로 산 미국 주식도 미국 상속세 대상인가요?
A. 네. IRS는 미국 법인의 주식을 “증권을 해외에 보관했거나 명의를 타인 앞으로 등록했더라도” 미국 소재 자산으로 봅니다. 보관 장소나 증권사 국적이 아니라 회사가 미국 법인인지가 기준입니다.

Q. 6만 달러는 1인당 기준인가요?
A. 사망한 사람(피상속인)의 미국 소재 자산 합계가 6만 달러를 넘는지로 판단합니다. 즉 미국 주식·기타 미국 자산을 모두 합한 금액이 기준입니다.

Q. 미국 ETF나 미국 상장 주식도 해당되나요?
A. 미국 법인이 발행한 주식·미국 상장 자산이라면 일반적으로 미국 소재 자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자산 유형별로 취급이 다를 수 있어, 보유 종목 구성에 따라 전문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Q. 한국에서도 상속세를 내면 두 번 내는 건가요?
A. 양국에서 과세될 수 있지만, 한국 상속세법상 외국납부세액공제로 미국에 낸 세금을 일정 한도까지 공제받아 이중과세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한미 상속세 조약은 없으므로 국내법상 공제에 의존합니다.

마무리

  • 한국 거주 서학개미가 미국 주식을 보유한 채 사망하면, 미국이 상속세를 매깁니다. 비거주 외국인 면세 한도는 단 6만 달러.
  • 미국 법인 주식은 어디에 보관하든 미국 소재 자산입니다. 한국 증권사 계좌도 예외가 아닙니다.
  • 한국 상속세도 함께 적용될 수 있고 한미 상속세 조약은 없습니다. 외국납부세액공제로 일부 완화할 뿐입니다.
  • 보유액이 클수록 노출이 커지므로, 인지 → 점검 → 전문가 상담 순으로 대비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개별 기업의 사업 구조와 실적이 궁금하다면 애플·엔비디아 기업 분석 글에서 SEC 공시 기반으로 확인해 보세요. 한국·미국 주식 세금의 큰 그림(양도세·배당세 비교)은 별도 글에서도 정리하고 있습니다.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나 세무 처리를 권유·대행하지 않습니다. 상속·세무는 개인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최종 판단은 반드시 미국·한국 세무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rab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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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업 IT 기획자. 일하며 쌓인 클라우드·AI 경험과 개인 투자자로서 직접 검증한 자료를 실무자 시선으로 정리합니다. 흘려보내기 아까운 인사이트는 짧게라도 남기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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